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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엑시트' 포스터

 

 

1. 영화 <엑시트> 줄거리

 용남은 어머니의 칠순잔치를 일부러 의주가 열고있는 구름정원에서 진행합니다. 예상대로 의주를 만난 용남은 의주에게 거짓말로 취업을 했다고 말합니다. 물론 의주는 친구에게 전화해 용남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잔치가 흥겨워질때 다짜고짜 재난이 시작됩니다. 특허권을 빼앗긴 바이오 기업 소속 연구원이 앙심을 품고 자살 테러를 벌인것입니다. 테러에 이용된 것은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유독가스 입니다. 이 사람은 이 유독가스를 탱크로리에 가득 싣고 와서 '안길' 그러니까 현실로 치면 강남 한복판에 풀어버린 것입니다.

 일단 이 가스는 마시는 것만으로도 호흡을 하지 못하게 되고, 피부에 닿으면 화상을 입게 됩니다. 이 가스는 좀처럼 사라지지 않고 대기를 부유하며 오랜시간 퍼져나가게 됩니다.

 이에 <엑시트>는 딱 한가지에만 집중합니다. 바로 '생존투쟁'입니다. 용남과 의주는 구름정원에 갇힌 가족들을 구해야 하는 입장에 처하게 되고, 이들은 모두 합리적인 선택을 합니다. 일단 옥상으로 대피해 헬기 구조를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마침 옥상문은 잠겨있었고 밖에서 여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옥상열쇠는 1층에 있어 찾으러 갈 수 없었고, 가스는 계속 위로 올라오려고 하고 있었기에 용남은 클라이밍으로 옥상에 올라가려는 시도를 하게 됩니다. 용남의 영웅적인 행동으로 옥상 문은 열리게 됩니다.

 문제는 이 두 주인공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입니다. 용남을 바라보는 용남의 가족들은 용남에게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습니다. 의주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이 두사람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이 해야할 일을 피하지 않습니다. 약하고 어설프지만 다른사람을 위해 나설 줄 아는 영웅들이 등장한 것입니다.

 용남과 의주는 가족들을 헬기에 태우고 자신들은 남습니다. 이제 영화는 두사람에게 집중해 두 청춘이 살기 위해서 달리는 장면이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끝까지 달려나간 두 사람은 서로를 의지하며 가장 높은 크레인까지 도달합니다. 마지막 순간 "제발 우리를 좀 봐줘!" 라는 조정석의 외침이 애처롭게 느껴지는 것은, 여전히 사고 현장에서 살아가면서도 아무도 봐주지 않는 버려진 청년 세대의 외침처럼 다가왔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2. 영화 <엑시트>가 흥행할 수 있었던 이유

 영화 <엑시트>는 기존의 한국 재난영화와 다르게 과잉된 연기를 하는 장면을 배제하여 억지웃음 요소가 없습니다. 또한 한국 오락영화에서 빠질 수 없는 '신파'의 요소가 없습니다. 대표적인 한국 재난영화로 손꼽히던 <해운대>가 보여준 웃음과 눈물로 범벅이 된 천만이라는 공식이 늘 통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반면 신파가 전면에 배치된 영화들은 이제 관객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는 인상을 줍니다.억지웃음도 신파도 없는 이 영화는 재난상황과 탈출이라는 작품의 상황에 진지하게 몰입합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아주 영리하게 구성된 재난 영화 다운 재난 영화가 눈앞에 그려집니다.

 영화 <엑시트>를 보면서 받는 전반적인 인상은 '깔끔함'입니다. 한국형 재난 영화의 함정을 멋지게 격파하는 것에서 지나지 않고, 대부분의 불필요한 클리셰들도 파괴하고 있습니다. 항상 상황파악 못하고, 상황을 더 나쁘게만 만드는 이른바 '고구마' 캐릭터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평면적이고 기능적인 악당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 정부나 고위층, 혹은 대기업의 음모와 같은 음모론적 분위기에서도 탈피했습니다. 

 코미디 영화라는 장르에 있어, 웃음에 대한 타율은 낮은 아쉬운 점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넘어서는 긴장감이 이 영화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한국 재난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또한 영화 자체에서 방독면 사용법, 살아님기 위해 고무 장갑을 끼고, 종량제 봉투를 몸에 두르는 합리적인 행동원리가 인상적인 영화입니다. 아마 한국 영화 중에서 가장 합리적으로, 그리고 가장 인상적으로 재난 상황에 대처법을 소개한 작품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영화에 나오는 공간들이 우리의 삶에 굉장히 밀접한 곳들이라는 것도 인상적입니다. 삼겹살집, 헬스장, 보습학원, 그리고 주위에 펼쳐진 소품들에는 모두 뛰어난 아이디어가 스며들어 있습니다.

 

 

3. 청춘에게 삶은 재앙이다.(스포포함)

 우선 영화의 주인공 두 사람이 눈에 들어옵니다. 조정석이 연기한 용남은 취준생입니다. 가장 최근까지도 원서를 넣은 회사에서 탈락 메시지가 왔습니다. 영화는 용남의 처지를 아주 간단하게, 그리고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줍니다. 우선 용남은 첫 장면에서 체력단련을 위해 철봉을 잡고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장소는 하필 동네 놀이터이고, 용남의 운동을 보는 것은 할머니들입니다. 그리고 조카와 조카 친구들이 용남을 보며 이상한 아저씨 취급을 합니다. 출근도 하지 않고 대낮에 철봉을 잡고 운동하고 있는 용남이 이 사회에서 어떻게 변두리인으로 취급되는지를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후 영화는 용남이 집에서 대우받는 현실, 용남이 과거 암벽등반을 하며 의주를 떠올리는 모습, 그리고 용남의 친구를 보여주며 용남의 캐릭터를 확실히 소개합니다.

 

 그리고 용남이 짝사랑하는 의주는 정의주라는 이름처럼 진취적이고 똑똑하고 눈치가 빠른 여성이지만 정작 하고있는 일은 구름정원의 부점장입니다. 말이 부점장이지 아르바이트나 다름없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것으로 봐서는 비정규직인 것으로 보입니다. 게다가 의주는 점장으로부터 노골적인 대시를 당하고 있습니다. 말이 대시지 거의 지근덕 거리는 수준으로, 의주가 처한 일자리의 환경은 최악에 가깝습니다. 

 

  결국 지금의 청년들, 청춘들이 처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입니다. 취업에 실패한 사람은 가족으로 부터, 사회로부터 철저하게 배제되고 그나마 아르바이트같은 일자리에서 일을 하는 청춘들은 그 젊음을 착취당하고 있는 것입니다. 의주같은 경우에는 성희롱에 가까운 상황도 감내하면서 버텨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는 그러한 청년들의 현실을 재난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영화에서 스멀스멀 위로 올라오며 주인공 두사람을 위협하는 하얀 연기 '유독가스'는 방독면이 없으면 단 10초도 견디기 힘들고, 세상 그 누구도 도와주지 않으며 헬기 구조는 오지도 않는 현실을 대체적으로 보여줍니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고 매 순간 세상은 위기로 청년들을 밀어 넣기만 합니다.

 '유독가스' 라는 존재는 이 영화가 은유하고 있는 이시대의 청춘들이 처한 재난과도 같은 현실을 보여주는 좋은 도구이기도 합니다. 실체가 보이지도 않고 막을수도 피할수도 없으며 숨통을 조여오는 청년들이 처한 이 위기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가스를 피해 자꾸만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애잔한 설정입니다.

  

 우리는 재난과도 같은 현실을 살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영화에서 재난 현장을 보도하고 살기 위해 달리는 주인공을 보며 날린 뉴스 앵커의 "사고 현장의 두분, 부디 힘내시길 바랍니다" 이 한마디가 심금을 울리는 것입니다. 무책임한 이야기지만 지금 청춘들에게 이 영화가 건낼 수 있는 것은 힘내라는 말밖에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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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 포스터

 

 

1.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비하인드 스토리(스포포함)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남자주인공 예상룬 역을 맡은 대만의 가수 주걸륜의 감독 데뷔작입니다. 당시 주걸륜은 대만에서 '국민 가수'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자신의 뮤직비디오를 직접 감독한 것 외에는 감독 경험이 전무하였으며, 따로 감독학을 공부하지 않았음에도 총감독, 음악감독, 각본, 주연배우 등 많은 역할을 맡아 영화를 제작했습니다.

 주걸륜은 직접 영화를 감독한 이유에 대해 "원래는 감독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지만, 뮤직비디오를 직접 연출하고 연기 활동을 시작하고 나니 영화 연출에도 욕심이 생겼습니다." 라고 밝혔습니다.

 주걸륜은 여주인공 류샤오위 역을 소화할 배우로 가장 먼저 배우 계륜미를 떠올렸고, 곧바로 캐스팅 제안을 했습니다. 계륜미를 캐스팅 한것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었는데, 첫번째로는 2002년에 개봉한 계륜미의 데뷔작 영화 <남색대문>에서 계륜미가 보여준 청순함이 여자 주인공과 잘 어울릴 것이라고 생각했으며, 두번째로는 계륜미가 자신의 상상 속 이상형과 가장 근접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영화의 주 무대인 담강중학교는 대만 신베이시 단수이구에 위치하며 실제로 주걸륜이 졸업한 모교입니다. 4살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한 주걸륜은 담강중학교에서 피아노와 첼로를 전공했으며, 학창시절 자신의 경험과 추억을 각색하여 영화의 시나리오를 제작했습니다.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몇몇 촬영지는 실제 주걸륜이 학창시절에 여자친구와 데이트를 했던 비밀장소로, 현지인들에게 조차 생소한 장소라고 합니다.

 클래식 음악가 중 쇼팽을 가장 좋아하는 주걸륜은 영화 곳곳에 쇼팽의 곡을 자주 사용하는데, 특히 영화 속 피아노 배틀 장면에서 그 사랑이 돋보입니다. 피아노 배틀 장면에서 배우들은 흑건으로 알려진 쇼팽의 곡과, 이를 편곡한 백건, 그리고 쇼팽 왈츠 7번(Op.64, No.2)을 연주합니다. 또한 피아노 배틀의 하이라이트인 림스키 코르사코프 왕벌의 비행을 편곡한 두금삼이 이 장면에서 연주되었습니다. 

 피아노배틀 장면에서 샹룬은 상대방이 친 곡을 그대로 카피할 수 있으며 더 빠르게 연주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는데, 이후 샹룬은 과거로 넘어가기 위해 샤오위가 연주한 곡을 더 빠르게 연주하여 결국 과거의 샤오위와 만나게 됩니다. 때문에 '피아노 배틀 장면은 나중에 과거로 넘어가는 것을 암시하는 복선이다' 라는 재미있는 해석이 있습니다.

 극중 시간이동의 매개체가 되는 'Secret'의 악보 안내문에 '여행을 마치고 나면, 빠른 건반을 타고 돌아와야 한다'라는 글귀가 적혀있으며, 이는 샹룬이 샤오위를 만나기 위해 과거로 넘어갈 것임을 암시합니다.

 

 

2. 음악전공자들의 평가

 많은 음악전공자들은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보여준 여러 연주 장면들에 대해 '영화 제작에 치중한 나머지 클래식 음악의 본질을 잃었다.' , '피아노 배틀 장면은 관객들을 위한 눈요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 '실제로 이런 예술 고등학교가 존재한다면 수준이 많이 떨어지는 학교일 것이다.' 와 같은 다소 아쉬운 평가를 내립니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은 '배우들의 끝내주는 피아노 실력' , '귀가 호강하는 영화' 와 같은 극찬을 쏟아내며 영화의 연주 장면들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라고 이야기합니다.

 영화가 한국에서 유명해지며 평범한 중, 고등학생부터 시작하여 전문 음악인 등 수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상에 자신이 직접 영화 속 OST를 연주하거나 패러디 하는 영상들을 올리는데, 특히 2014년에는 가수 헨리와 피아니스트 지호가 SBS <스타킹>에 출연하여 피아노 배틀을 재구성하여 손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한동안 각종 음악 커뮤니티에서 피아노 배틀과 관련된 잡설들이 끊임없이 퍼졌으며. 개봉한지 수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영화의 좋은 성적과 함께 OST 역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게 되며,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주걸륜은 영화에 수록된 총 25곡 중 무려 18곡을 본인이 직접 작곡하였으며, 음악에 있어 천재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3.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흥행성적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은 대만 현지 개봉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자국영화 역대 흥행성적 1위를 갈아치웠고, 중국 대륙에서는 개봉 하루만에 600만 위안(한화 약 10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역대 개봉당일 흥행 성적 기록을 갈아치우며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됩니다.

 또한 '제 44회 타이완 금마장' 에서 '시각효과상' , '올해의 영화상' , '음악상'을 수상하는 영애를 누리며 대중성과 함께 작품성 또한 인정받게 됩니다. 

 여담으로 중국의 영화 거장 장예모 감독은 영화를 관람한 뒤, "신인감독 답지 않게 생각보다 작품이 매우 훌륭하다." 라며 주걸륜을 칭찬하였습니다.

 대만에서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기점으로 로맨스 영화가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그후 한국에서도 '대만 로맨스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로 영화관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됩니다.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원래 한국에서 개봉 할 계획이 없었으나, 영화 속 피아노 배틀 장면이 인터넷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고, 이에 2008년 1월 10일 한국에서 정식 개봉하게 되었는데 개봉당시 매우 적은 스크린 점유에도 불구하고 약 15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당시 국내에 상영된 대만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수를 기록합니다.

 또한 2015년 5월 7일에 리마스터 버전이 재개봉하며 약 10만여 명의 관객을 기록하고, 재개봉 영화로서도 상당한 성공을 거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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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포스터

 

 

1. 한국영화만 전달할 수 있는 고유의 정서

 <기생충>을 관람하며 느낄 수 있는 '불쾌함'이라는 감정은 영화가 주는 시청각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일견 '졸부'와 '극빈층'의 대결구도로 보이는 이 이야기가 결과적으로는 우리 사회의 이야기고, 기택의 가족이 결국 관객의 대다수인 우리를 그렸다는 사실이 아주 뼛속 깊이 와닿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정도야 국적에 상관없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한국인이 아니라면 보는순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디테일들이 이 영화에는 오밀조밀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가령 소독가스를 뿌리고 그것을 그대로 들이키는 장면이나, 짜빠구리에 한우를 넣는게 얼마나 기가 차는 조합인지 다른나라 사람들은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정서들을 이 영화에 흥미롭게 녹여냈습니다.

 

 

2. 해외에서도 감탄하는 기생충의 연출력

 영화 <기생충>에 대해 세계적으로 이토록 대단한 반응이 나오는 데에는 연출, 촬영, 편집의 힘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한국어 대사는 백프로 전달되기 힘들겠지만 시작적인 것은 만국 공통이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아카데미에서 미술상, 편집상에도 노미네미트 되었습니다. 양진모 편집감독은 미국 영화편집자 협회상을 받았는데, 해외팬들은 편집감독의 이름까지 알고 찬사를 아끼지 않으면서 기생충의 착 달라붙는 리듬감에 열광했습니다.

 영화 <기생충>에서 가난한자와 부유한 자를 상승과 하강 계단의 이미지로 그려낸 것은 누구나 알겠지만, 더불어 빛의 양으로도 나타냈습니다. 반지하에는 자주 들어오지 않는 빛, 박사장네 집에는 쏟아지는 빛 같은 요소를 영화 곳곳에 배치하였습니다. 또한 '선을 넘지마' 라는 대사 뒤로 장면 곳곳에 선을 넘는것에 대한 연출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영화에서 미쟝센이란 눈에 보여지는 모든것을 의미합니다. 소품, 세트, 그리고 카메라의 각도까지 미쟝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철저하게 계산되어 만든 두 집의 세트와 다양한 요소들 또한 영화의 숨겨진 볼거리중 하나입니다.

 특히 봉준호 감독은 장면과 장면을 끊기보다는 롱테이크를 선호하고 클로즈업 보다는 뒷배경까지 모두 담는것을 선호하는데 이러한 연출은 '앙상블 연출' 이라고 불리며 봉준호 감독의 또다른 작품이었던 <살인의 추억>에서 극찬을 받은 바 있습니다. <기생충>에서도 대부분의 장면이 롱테이크인데, 카메라가 앞뒤 좌우로 계속 부드럽게 움직이기 때문에 우리는 롱테이크 라는 것을 잘 의식하지 못합니다. 봉준호 감독은 롱테이크를 사용해 화면이 정지되어 있지 않은 부드러운 느낌을 주고, 이 장면들을 구성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와이드, 미디엄, 그리고 클로즈업 샷을 한 테이크 안에 포함시킵니다. 봉준호의 완벽한 샷 계획과 스토리보드는 장면을 발전시키기 위해 카메라의 이동과 블락킹을 조화롭게 사용할 수 있게 해줍니다.

 영화의 앞 절반은 김씨 가족이 그들의 사기행각으로 점점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카메라가 지속적으로 천천히 앞으로 이동합니다. 이렇게 기어가듯 앞으로 가는 움직임은 각각의 순간에 무언가를 향해서 나아간다는 징조를 보여줍니다.

 

 많은 사람들이 <기생충>은 지극히 한국적인 영화인데 과연 반이라도 이해를 했을까 우려를 하지만, 해외에서는 더욱 영화를 깊이 파고들며 좋아하는 부분이 바로 이 놀라운 시각적 디테일 들이었습니다.

 봉준호 감독도 "기생충이 빈부격차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에 보편성을 가진다고 하지만, 그것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이 영화가 아주 영화적인 방식으로 영화 그 자체로 어필했다고 본다." 라고 인터뷰 했습니다.

 

 

3. 기생충의 진짜 의미(스포포함)

 영화의 초반, 기택은 집에 곱등이가 많아졌다며 곱등이를 손가락으로 튕깁니다. 곱등이는 기생충인 연가시의 대표적인 숙주입니다. 그리고는 많아진 곱등이를 박멸하겠다며 소독약을 그대로 집안으로 들이게 되는데, 곱등이가 박멸 되었는지는 영화에서 보여주지 않습니다. 카메라는 콜록거리는 기택의 가족들 중에서도 유일하게 의연한 태도를 보이는 기택을 보여줄 뿐입니다. 

 스토리는 진행되어 숙주인 박사장네 집으로 기택일가 전부가 기생하는 데 성공하게 되지만, 집사였던 문광이 돌아오면서 박사장네 기생하고 있던 두 집안 사이에는 다툼이 일어납니다. 영화의 클라이막스인 다송의 생일날, 지하실에서 올라온 근세의 분노는 자연스럽게도 기생자리를 놓고 다툼을 벌이던 같은 계급인 기택의 가족에게로 향하게 되고 오늘날의 현실이라도 반영하듯 근세의 칼에는 여성인 기정이 희생되고 맙니다.

 그리고 근세는 존경하는 박사장에게 리스펙을 외치지만 박사장은 그의 냄새에 코를 막으면서 근세의 몸에 깔린 자신의 차키를 가져갈 뿐입니다. 그런 박사장이 피를 흘리며 신음하는 근세에게 보인 모욕적인 태도에서 기택은 근세에게는 동질감을, 박사장에게는 혐오와 분노를 느끼고 박사장을 칼로 찌르게 됩니다.

 기택은 영화속에서 두번이나 '그래도 사모님을 사랑하시죠?' 라며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유대감과 동질감을 찾고자 했지만, 박사장은 정색하면서 업무의 연장이라 생각하라고 기택과 자신의 상하 관계에 있어서 정확히 선을 그어 구분짓습니다. 박사장은 바로 어젯밤에 아내인 연교를 사랑해서 소파에서 한껏 사랑을 나눴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영화의 결말에서 결국 기택은 근세가 살던 지하실로, 기우는 반지하로 돌아옵니다. 기택은 모든것을 포기한 채 그 지하에서 살겠다고 하고, 기우는 자신이 돈을 벌어 그 집을 사겠다고 말을 합니다.

 기생충의 진짜 의미는, 박사장에게 기생하려 했던 두 가족들의 모습이 아니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에 순응해버린 기택과 기우의 모습일 것입니다. 거듭된 실패로 무계획이 계획이 되어버린 기택은 패배감에 젖어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모든 것을 포기해버렸고, 요행과 거짓으로 계획을 세워 자본가에게서 안락한 기생을 꿈꿨던 기우는 여전히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많은 돈을 벌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숙주인 곱등이 한마리를 없애는 것처럼 박사장을 없앤다고 해도, 약을 쳐서 벌레를 몰아낸다고 해도 기침소리 한번 내지 않는 기택의 모습처럼 이 사회에서 기생하는 사람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거대하고 굳건한 자본주의 시스템이 있는 한, 그리고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지금과 같이 양극화가 심해질수록 오히려 시스템에 의해 기생할 수 밖에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 더욱 더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영화는 이 사회의 지하의 반쯤, 혹은 완전히 파묻혀 보이지 않는 그들의 모스부호를 해석해주며 끝이 납니다. "편리하고 실용적이지만 양극화와 개인주의를 만들어낸 이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 살고 있는 당신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며, 어떻게 행동할 것이냐"고 물어보는 것입니다.

 만약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변함없이 서로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서로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하는지를 고민하지 않고, 이 문제를 공생이 아닌 기생으로 취급해 버린 채 박사장의 일가처럼 간편하고 안일한 생각으로 보고싶은 것만 보고 살게 된다면 기택네 화장실의 오물이 끓어 넘치듯, 뉴스에서 보던 분노에 휩싸인 한 낮의 칼부림을 자신의 일로 겪고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모를 것입니다.

 단순히 미치광이의 광기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이제 당신이 그리고 우리가 함께 고민해봐야만 한다고 영화는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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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타이타닉' 포스터

 

 

1. 영화 <타이타닉> 간단한 소개

 영화 <타이타닉>은 1912년 타이타닉호 침몰 사건을 배경으로 우연한 기회로 티켓을 구해 타이타닉호에 탑승하게 된 잭과, 막강한 재력의 약혼자와 함께 1등실에 승선한 로즈의 짧고 비극적인 사랑을 그려낸 영화입니다.

 세계 최초로 흥행 성적 1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주연이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단숨에 세계 정상급의 배우로 올려놓은 작품입니다.

 

 

2. <타이타닉> 영화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비하인드 스토리

 <타이타닉>은 개봉 후 20년이 넘게 지난 현재까지도 <어벤져스 엔드게임> , 그리고 제임스 카메론의 또 다른 대작 <아바타> 에 이어 역대 흥행기록 3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어마어마한 제작비용을 자랑했던 영화 <타이타닉>의 촬영을 위해 제작된 배 '타이타닉'은 실제로 건조된 타이타닉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갔습니다. 1912년 750만 달러에 건조된 타이타닉호는 물가상승을 감안하였을 때 약 1억 5000만 달러 정도 되는데 영화 제작비용은 2억달러 였습니다.

 영화 촬영을 위해 타이타닉 배를 두개나 만들었다고 하는데, 풀샷으로 찍을 때는 타이타닉호를 모델로 한 배를 따로 제작해 촬영하였고 배우가 등장하는 클로즈업 샷은 실제 타이타닉 크기와 비슷하게 인테리어까지 신경써서 세트장을 따로 제작했다고 합니다. 제작비용을 고려해 세트장은 절반만 만들었기 때문에 촬영할 때 배의 각도에 따라 이미지 전체를 뒤집어야만 했습니다. 촬영 현장을 보면 엑스트라의 옷부터 간판까지 전부 글씨가 뒤집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반대편에서 촬영이 필요할 때는 모든 영화 소품을 뒤집어서 촬영한 후 편집으로 이미지를 돌려 정상적으로 보이게 했다고 합니다.

 영화의 길이는 3시간 15분이었으며 그중에서 현재의 이야기를 다룬 장면들을 제외하고 1912년을 배경으로 한 장면들만 보면 2시간 40분이 되는데 타이타닉이 침몰하는 데 실제로 소요된 시간과 일치합니다. 또한 영화에서 빙산에 충돌하는 장면이 정확히 37초 였는데 이 또한 실제로 타이타닉호가 빙산에 충돌 할 때 소요된 시간과 일치합니다. 영화 마지막 장면중 로즈와 잭이 키스를 하는 장면에서 잭 뒤로 보이는 시계는 오전 2시 20분을 가리키고 있는데, 실제 타이타닉이 침몰했던 시간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카메론 감독은 150명이 넘는 엑스트라 들에게 실제 타이타닉 탑승객의 이름과 그들의 배경을 제공했다고 합니다. 배가 침몰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하여 실제 세트장과, 비싼 가구들을 전부 부숴야만 했고 이미 제작비용 예산을 넘어도 한참 넘어버린 영화는 단 한번의 촬영 기회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역대급으로 흥행한 영화인 만큼 전 세계적으로 집중을 받다보니 별 이야기가 다 돌았는데, 그 중 하나가 과학적 이론에 따르면 잭도 로즈와 함께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로즈는 부서진 문에 올라타면서 목숨을 건지지만, 부서진 문에 잭과 로즈 둘 다 올라갔어도 가라앉지 않았다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제임스 카메론이 인터뷰 도중 한동안 가장 많이 받는 질문중 하나가 되었고, 결국 이런 말도 안되는 질문에 짜증이 났는지 '20년 전에 만든 작품이다' , '영화는 영화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마무리 되었습니다.

 

 

3. 타이타닉호가 침몰한 충격적인 진짜 이유

 1912년, 역사상 가장 참혹했던 타이타닉호 침몰사건 이후 108년동안 그 누구도 타이타닉호의 내부진입을 시도한 적이 없었습니다. 영국 BBC는 가라앉은 타이타닉호에 승객과 선원의 시신 1500구 이상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고, 타이타닉호 보존을 주장해온 단체와 유족들이 "고인들을 평화롭게 잠들 수 있도록 내버려 둬야 한다"며 선체 진입을 반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2020년 5월, 별안간 타이타닉호의 독점 인양권과 선내 모든 유품의 소유권을 가진 미국의 민간업체인 RMST가 미국 버지니아주 연방법원에 타이타닉호의 선체 진입 허가를 신청했고, 판사가 이를 승인하며 미국과 영국은 다시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선체진입 이유는 타이타닉호 내부에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마르코니 무선 전신기'를 포함한 유물을 꺼내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무선전신기는 타이타닉호 침몰 당시 조난신호를 보내 탑승객 2200여 명 중 700명을 살려낸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무전기 였습니다. RMST사는 이 무선 전신기를 회수해 전시할 예정이었습니다.

 RMST사는 1985년 타이타닉호가 발견된 후 지난 30여년간 선체 내부가 아닌 침몰지점 인근에서 수천점의 유물을 발굴해왔습니다. 그렇게 발굴된 유물들은 경매에 붙혀지기도 했습니다. 승객이 배에 맡긴 화물을 돌려받기 위해 소지했던 화물표는 5900파운드(약 8700만원)에, 승객들에게 마지막으로 제공된 점심메뉴판은 76000파운드(약 1억 천만원)에, 그리고 타이타닉호 침몰 직전에 연주된 바이올린은 무려 900.000파운드에 낙찰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객실 사물함 등 다양한 곳에 쓰이던 열쇠들도 경매에 올랐는데. 그중 가장 비싸게 낙찰된 열쇠는 수십년간 바다에 매장되어 있었다고 하기엔 각인이 너무 선명했습니다. 사실 이 열쇠는 타이타닉호가 침몰할 때 배안에 없었다고 합니다. 많은 이들은 당시 이 열쇠만 타이타닉호에 있었더라면 침몰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침몰은 커녕 아예 빙산에 부딪힐 일이 없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신도 이 배는 가라앉힐 수 없다"고 호언장담한 타이타닉호의 운용사는 선체의 외관을 깔끔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 구명정을 승객의 절반도 태우지 못할 단 스무정만 설치했고 승무원에게 비상훈련을 시키지도 않았으며 심지어 많은 승무원들이 비영어권 국가 출신이었기에 승객들은 물론이고 서로간의 소통도 불가했습니다. 심지어 배가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는 것을 굳게 믿었기에 방송 설비도 갖추지 않아 문제가 생길시엔 승무원들이 배안을 뛰어다니며 재난을 구두로 알려야 했습니다. 물론 타이타닉호는 배를 만든 원자재부터 설계상의 실수까지 침수에 극도로 취약하기는 했지만, 운용사의 자만심으로 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아 2200여명의 승객 중 1514명 사망이라는 대참사를 야기한 것입니다.

 그런데 극소수의 생존 승무원 중 한사람의 증언에 의해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집니다. 생존 승무원 프레드 플리트가 '타이타닉호에는 만원경이 없었다' 라고 실토한 것입니다. 높은 망대에서 빙산을 포함한 위험요소를 사전에 발견하는 감시원이었던 그는 배 안에 만원경이 없어 맨눈으로 배를 감시했다고 고백했는데, 정확하게는 망원경이 아닌 망원경을 보관한 보관함의 열쇠가 없었던 것이었습니다.

 애초에 배에 승선 예정이던 항해사 데이비드 블레어가 실수로 후임 항해사에게 열쇠를 전달하지 않았고, 그 열쇠가 바로 타이타닉호에는 없었으나 타이타닉호 열쇠 유물 중 가장 비싼 값에 낙찰 된 그 열쇠라고 합니다. 만약 그 열쇠가 있었다면 망원경을 사용할 수 있었을 것이고, 미리 빙산을 발견해 충돌 자체를 미연해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물론 열쇠가 없더라도 보관함을 깨고 망원경을 꺼낼 수도 있었겠지만 그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배가 침몰하지 않을 것이라는 '자만심' 때문이었습니다. 

 

 

4. 영화관에서 다시한번 보고싶은 영화 <타이타닉>

 상영시간이 3시간이 넘을 정도로 굉장히 긴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지루하기는 커녕 제임스 카메론의 완벽한 연출덕에 많은 사람들의 호평을 받았던 영화 <타이타닉> 입니다.

 이러한 영화 <타이타닉>이 오는 23년 2월, 25주년을 맞이하여 4K 3D로 새롭게 리마스터링 해 개봉한다고 해 많은 영화팬들의 기대감을 한껏 상승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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